목숨 걸고 불 끄는데…“우리 안쪽이 어쩌라고” 옥바라지 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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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수정 2025-03-27 15:38
입력 2025-03-2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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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교정직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공개한 화재 진압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25일 교정직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공개한 화재 진압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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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확산 막는 교도소 직원들
산불 확산 막는 교도소 직원들 지난 25일 경북 청송군 경북북부 제2교도소에서 교도소 인근까지 번진 산불을 막기 위해 직원들이 물을 뿌리고 있다. 2025.3.26 법무부 교정본부 제공.


경북 북부 지역 산불 확산 속에서 교정시설 공무원들의 긴급 대응과 수용자 가족들의 불안한 마음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법무부 교정본부는 26일 경북북부교도소(옛 청송교도소) 수용자 일부를 대구지방교정청 산하 교정기관으로 이송했다. 당초 이송 검토 대상은 안동교도소 800여명, 경북북부교정시설 4개 기관 2700여명 등 총 3500여명이었으나, 인근 산불 확산 상황이 호전되면서 결국 약 500명만 이송 조치했다.

온라인에는 교정직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소화기를 들고 위험한 화재 현장에 투입되는 영상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디시인사이드 ‘교정직 갤러리’에 올라온 영상에는 소화기와 손전등을 든 남성이 붉은 화염 속으로 진입하는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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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군에서 시작한 산불이 안동시를 거쳐 청송군까지 확산하자, 법무부 교정본부가 경북북부교도소(옛 청송교도소)와 안동교도소에 있는 재소자들을 대구지방교정청 산하 교정기관으로 이송(대피)시키기로 했다. 당초 대피 검토 인원은 총 3500명 규모였으나 산불관련 교정시설 주변 상황이 호전되며 교정당국은 약 500명만 이송 조치하기로 했다. 2025.3.26 뉴스1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한 산불이 안동시를 거쳐 청송군까지 확산하자, 법무부 교정본부가 경북북부교도소(옛 청송교도소)와 안동교도소에 있는 재소자들을 대구지방교정청 산하 교정기관으로 이송(대피)시키기로 했다. 당초 대피 검토 인원은 총 3500명 규모였으나 산불관련 교정시설 주변 상황이 호전되며 교정당국은 약 500명만 이송 조치하기로 했다. 2025.3.26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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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바라지’ 카페 캡처
‘옥바라지’ 카페 캡처


이 영상이 공개되자 수용자 가족들이 모인 ‘옥바라지’ 카페에는 교정직 공무원들을 비난하며 민원을 제기하는 글이 잇따랐다.

한 회원은 “저 큰불을 저 작은 소화기로 끈다는 거냐. 자기들은 도망이라도 간다지만 우리 안쪽이들은 어쩌라는 거냐. 이젠 화가 난다”고 울분을 토했다.

‘안쪽이’는 수용된 연인이나 가족을 지칭하는 은어다. 또다른 회원은 “도망 못 가는 우리 안쪽이들은 숨구멍 놓게 생겼다” “저딴 장비로 불 끄라는 게 말이 되냐” 등 거친 표현으로 실제 민원을 넣었다는 글도 올라왔다.

이들의 반응을 접한 네티즌들은 “위험한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목숨 걸고 불을 끄고 있는데, 그저 가족 감정에만 매몰돼 공권력 종사자까지 싸잡아 비난하는 건 지나치다”며 비판했다.

다만 “산불 소화 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을 우려하는 것은 수용자 측이든 공무원이든 모두 같은 입장”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법무부는 “인적·물적 피해는 현재까지 없다”며 “향후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필요한 안전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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