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져도 후회 없는 레이스… ‘나를 믿자’ 하며 끝까지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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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수정 2025-12-18 20:40
입력 2025-12-17 17:53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D-50… 베테랑 최민정의 각오

평창·베이징 이어 세 번째 올림픽
역대 한국 선수 최다 메달 넘을 듯

쇼트트랙 남녀 대표팀 통합 주장
“혼성계주 1번 주자 더 신경 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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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대표팀 주장 최민정이 17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진천 류재민 기자
쇼트트랙 대표팀 주장 최민정이 17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진천 류재민 기자


“시합 때 지는 것보다 연습 때 힘든 게 나으니까요. ‘나를 믿자’고 하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최민정(27)은 펑펑 울었다. 500m에서 미끄러워 넘어져 울었고, 1000m에서 은메달을 딴 뒤에도 울었다. 왜 울었는지 본인도 잘 모른 채 울던 그는 1500m 금메달을 딴 후에야 비로소 활짝 웃을 수 있었다.

4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 그때의 힘들었던 기억은 최민정을 더 단단하게 했다. 17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최민정은 “경험이랑 여유가 생겼다는 게 이전의 올림픽들과 다르다”면서 “힘들었던 것들을 겪고 나니까 지금은 그 힘들었던 경험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최민정의 이번 올림픽 목표는 소박하다. 지금까지 올림픽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땄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역대 한국 선수 최다 메달 기록(6개)도 넘어설 가능성이 크지만 “웃으며 끝냈으면 좋겠다”는 게 바라는 전부다. 베이징에서 다 못 보여준 아쉬움을 이번에 제대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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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이 지난 2월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경기하는 모습. 최민정은 이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하얼빈 연합뉴스
최민정이 지난 2월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경기하는 모습. 최민정은 이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하얼빈 연합뉴스


평창, 베이징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을 치르는 베테랑이지만 최민정은 여전히 정상을 지키고 있다. 월드투어 1~4차 대회에서 개인종목 총 5개의 메달을 목에 걸며 변함없는 경쟁력을 보였다. 동계올림픽에서 최민정의 메달이 기대되는 이유다.

늘 정상을 지킨 비결을 묻자 최민정은 “반복에 지치지 않으려고 했고 안주하지 않고 계속했던 게 지금까지 올 수 있던 원동력이 됐다”고 답했다. 특히 이번에는 쇼트트랙 남녀 대표팀 통합 주장으로 뽑혀 더 스스로를 다잡는 중이다. 최민정은 “주장으로서 책임감 있게 최대한 선수들의 의견을 듣고 소통하면서 조율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팀원들이 많이 도와줘서 오히려 제가 고맙다”고 웃었다.

최민정의 대표 종목은 1500m. 그러나 서양 선수들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모든 분야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에 개인·단체전 포함 5개 종목에 출전하지만 어느 하나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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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이 17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경기 때 신는 스케이트를 들고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포스터(왼쪽)와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포스터 옆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진천 류재민 기자
최민정이 17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경기 때 신는 스케이트를 들고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포스터(왼쪽)와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포스터 옆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진천 류재민 기자


최민정은 “월드컵 랭킹을 보면 1500m가 제일 좋긴 한데 500m에서 개인 최고 기록도 냈고 가능성을 봐서 그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고 싶다”면서 “단체전도 잘했으면 좋겠고 저도 제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첫 종목인 혼성계주는 선수들끼리 한마음으로 합심해 좋은 성적을 다짐하고 있다.

18일 기준 동계올림픽은 개막까지 꼭 50일을 남겨뒀다. 최민정에게 50일은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최민정은 “남은 기간 부상 없이 준비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면서 “자리싸움이 치열한 혼성계주에서 스타트가 중요한 1번 주자를 맡게 돼서 그런 부분도 좋아지게 하려고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생활의 어디쯤 와 있는 것 같은지’ 묻자 최민정은 “절반은 넘은 것 같다”면서 “오래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아쉬우니까 하게 되고,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버티자 했던 게 또 계속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밀라노올림픽에 나가는 것도 여전히 믿기지 않는 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먼 미래를 생각하기보다 당장의 올림픽에만 집중하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최민정은 “패배하더라도 부끄럽지 않은 플레이를 펼치고 싶다”며 “어떻게 지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인생이 달라지기 때문에 어떤 결과든 후회하지 않는 레이스를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진천 류재민 기자
2025-12-18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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