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슬리퍼 신고 싸우는 후티에 밀리다니…사우디, 결국 지상전 투입? [영상]

송현서 기자
수정 2026-09-22 08:10
입력 2026-09-22 08:10
사우디아라비아가 슬리퍼를 신고 싸우는 후티 반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16일 보도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은 주로 ‘샌들’을 신는 산악 전투원”이라며 “이들은 과거 산악 민병대에서 출발해 현재 드론과 탄도 미사일 등을 갖춘 대규모 무장세력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인도 인디아투데이도 지난 11일 “슬리퍼를 신은 후티 반군”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후티 전투원들이 슬리퍼를 신고 모카를 점령했다”고 전했다.
후티 반군이 사우디와 예멘 정규군을 향해 거센 공습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군화가 아닌 슬리퍼를 고집하는 배경에는 로이터가 언급한 산악전 전통이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후티의 핵심 전투원들은 예멘 북부의 산악지대 출신이 많다. 초기에는 정규군이 아닌 지역 부족·민병대 성격의 무장 조직에 가까운 탓에 서구식 군복과 전투화를 갖춘 정규군과 달리 평상복에 샌들을 신은 상태로 전투에 참여하는 모습이 흔했다.
더불어 예멘에서는 군화보다 쉽고 가볍게 신고 벗을 수 있는 샌들은 매우 흔한 일상 신발로 꼽힌다.
현재 후티 반군의 겉모습은 현지 전통 복장과 샌들 또는 슬리퍼를 신은 허술한 모습이지만, 실제 전력은 미사일과 드론, 대함 무기부터 방공 체계와 지하 시설까지 갖춘 복잡한 군사 조직이라는 ‘반전’이 존재한다.
사우디 수도까지 노린 후티후티 반군은 이러한 ‘허술한’ 모습으로 사우디 수도 리야드까지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9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공습 경보가 울렸다. 지난 7월 후티의 공세가 격화한 뒤 리야드에 내려진 첫 경보였다. 이번 후티 반군의 공세로 칼리드 국제공항 인근 아람코 연료 탱크에선 화재가 발생했고 항공편 결항과 지연이 이어졌다.
사우디는 최근 후티의 공세가 단순 도발의 수준을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후티는 지난 10일 예멘 서부의 전략 항구 모카를 점령한 데 이어 11일에는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예멘령 페림섬까지 장악했다.
모카와 페림섬은 바브엘만데브를 오가는 선박을 감시하고 위협할 수 있는 요충지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사우디가 원유를 내보내는 홍해 항로마저 후티의 위협에 놓인 상황에서 사우디 본토에 대한 공격 범위도 넓어진 셈이다.
지난주 후티 반군은 사우디 상공에서 사우디의 F-15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 수도에 이어 예멘 정부군이 통제해 온 남부 해안가 지역을 향해 진격 중이다.
뉴욕타임스는 20일 예멘 정부군 장교를 인용해 “이날 예멘 남서부 알와이지이야, 알마다리바, 알아라에서 전투가 벌어졌다”며 “후티가 영토 확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와이지이야·알마다리바·알아라는 남부 내륙 거점 타이즈주와 아덴만을 잇는 해안 인접 지역으로, 북부 산악지대에 기반을 둔 후티가 점령에 성공할 경우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제력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공습만으로는 후티 못 이겨”사우디가 후티 반군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후티를 장기적으로 패배시키기 위해서는 지상군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6일 보도에서 “후티의 지속적인 패배를 위해서는 지상군이 필요하다”며 “다만 사우디가 후티와의 또 다른 전면전에 들어가는 것을 꺼리고 있으며 지상전은 장기전과 많은 사상자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짚었다.
오타와대 국제문제학 교수 토머스 주노는 WP에 “후티의 강점은 이란의 지원뿐 아니라 상대편인 반(反)후티 세력의 분열과 취약성에도 있다”며 “예멘의 국제적 승인 정부가 분열돼 있고 약하며 통합되지 못했고, 후티가 이를 지속적으로 이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사우디가 지원하는 지상전이 실제로 벌어질 경우 미국의 지원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은 이란 전쟁 장기화로 정밀 유도탄과 방공 미사일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사우디의 요청에 따라 예멘 내 반후티 지상전에 적극적인 지원을 제공할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미국이 사우디를 도와 후티 반군을 막지 않는다면 이란 전쟁도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전직 중동 주재 미국 대사 조이 후드는 지난 19일 미 CNN에 “후티의 홍해 진격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를 더욱 대담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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