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카페 마오’와 ‘푸틴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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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 기자
서동철 기자
수정 2026-09-29 01:00
입력 2026-09-29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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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의 더블린에 1997년 ‘카페 마오’라는 이름의 체인 식당이 문을 열었다. 입구엔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마오쩌둥 실크스크린을 걸어 놓았다. 이 모습이 화제를 부르자 일간지 아일리시타임스는 현장탐방 기사에 ‘마오 주석이 손님을 맞는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논란도 없지 않았다. 같은 신문 독자투고에는 ‘먹기 어려운 이름’이라는 제목으로 ‘카페 마오라는 이름이 불쾌하고 불미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나뿐인가’라는 글이 실렸다. 카페 마오는 제법 인기를 끌었음에도 무리한 해외 진출 등의 여파로 2024년 문을 닫았다.

러시아의 첼랴빈스크에선 2002년 ‘푸틴 바’가 개업했다가 불과 3주일 만에 이름을 바꾸는 일도 있었다. 21세의 두 여성이 이스라엘 여행길에 같은 이름의 음식점을 본 것이 계기가 됐다. 푸틴 초상화와 러시아 국기, 푸틴이 좋아하는 유도복으로 내부를 꾸몄다. 메뉴 이름도 꼬치구이 샤슬릭은 러시아 정치를 상징하는 ‘권력의 수직구조’, 밀크셰이크는 푸틴의 애칭으로 ‘보바가 어렸을 때’라고 지었다.

운영자들은 당시 푸틴 집권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지만 당사자인 ‘지도자’의 생각은 달랐던 듯하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1기 대통령 임기 초반이었다. 푸틴은 기자회견에서 “내 이름을 붙인 바가 있다”면서 “절제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이 발언 이후 지역 공무원과 경찰 관계자가 주인들을 찾아가 압력을 가했고 ‘푸틴 바’는 ‘펩시 바’가 됐다.

경기 성남 분당의 중식당 ‘시진핑’을 래커와 페인트로 훼손한 4인조는 중국인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이 식당은 지역에서 친절하고 맛있는 집으로 알려졌다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미지를 높였으면 높였지 훼손한 것도 아니다. 이번 사건이 없었다면 시 주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 집을 찾아도 좋을 뻔했다. 곳곳에 미친 중국 문화의 영향을 전 세계에 확인시키고 지도자의 서민적 풍모도 과시할 기회를 엄숙주의에 빠져 제 손으로 날려 버렸다.

서동철 논설위원
2026-09-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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