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GTX 다음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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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 기자
서동철 기자
수정 2025-02-25 01:02
입력 2025-02-2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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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어딘지 화제에 오를 때가 있다. 파주에 산다고 하면 머뭇거리다가 “공기는 좋겠네요”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면 “맞아. 공기만 좋아” 하고 맞장구치곤 했다. 실제로는 만족스럽게 살았다. 다만 서울에 일터가 있으니 출퇴근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 흠이었다.

GTX가 다니면서 달라졌다. 지하철 타는 것을 즐기지 않았지만 GTX는 워낙 빠르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 공사 초기엔 “저걸 타고 다닐 만큼 신문사 생활을 오래 할 수 있을까” 했지만 끝물이라도 결국 출퇴근길에 이용하게 됐다.

GTX를 타면서 엉뚱한 생각도 하게 된다. 집 주변 운정중앙역에서 서울역까지 22분이면 간다. 북쪽의 개성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하고 지도를 펼쳐 봤다. 개성까지의 거리는 연신내역까지의 거리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듯했다.

건설 계획을 세운 사람들이 남북 소통까지 생각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선로는 개성을 향해 방향을 잡고 있다. 남북관계가 하 수상하니 이런 생각은 꿈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하며 GTX에 오른다. 우리 동네서 개성까지 불과 15분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2025-02-25 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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