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조연이자 당당한 주연… 기타리스트 함춘호의 음악인생
수정 2013-11-28 00:00
입력 2013-11-28 00:00
EBS 28일 밤 ‘직업의 세계’ 편
‘어쿠스틱 기타의 살아 있는 전설’ 함춘호(52). ‘슬라이드 바’를 끼운 그의 클래식 기타는 때론 요염하고 때론 앙칼지게 통통 튄다. 멜로디의 흐름에 따라 알콩달콩 흐름을 타는 기타는 그의 삶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EBS ‘직업의 세계-일인자’는 28일 밤 8시 20분 ‘기타리스트 함춘호’편을 방영한다.
EBS 제공
그의 서정적인 기타 선율은 깊고 진한 감동을 불러온다. 그룹 활동 뒤 특정 악단에 속하지 않고 다른 연주가들과 호흡하는 세션맨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온 덕분이다. 한국 대중음악의 황금기인 1980년대 이후부터는 수백명의 가수 음반에 이름을 남겨왔다. 나훈아, 조용필, 양희은, 전인권, 장필순, 김현철, 신승훈, 김건모, 비 등 대한민국 대표 가수들의 앨범에서 그의 이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젊은 가수들의 음반까지 합하면 셀 수 없이 많은 음반 녹음에 참여해 왔다.
그는 대중음악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도 한다. 편안하면서 따뜻한 기타 연주를 펼치는 함춘호는 악보에만 의지하지 않고 독특한 손맛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한다. 그 덕분에 국내 뮤지션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으로 소문난 기타 세션맨이기도 하다.
서울종합예술학교 실용음악학과 교수이기도 한 그는 음악적 잣대가 아닌 학생 개개인의 색깔과 능력을 인정해 주는 멘토로서도 인기가 높다. 작사·작곡가 등 다양한 길을 제시하며 학생들의 현실적인 일자리 마련에 특히 힘써 왔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뮤지션으로 발탁될 기회가 왔을 때 제 실력을 발휘하도록 가상 무대를 꾸미는 등 현장 경험을 쌓도록 돕는다. 또 한국연주자협회장으로서 연주자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살면서 열 번 이상 큰 좌절을 겪었는데 그럴수록 기타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면서 “아이들에게 기타를 통해 자신감과 희망을 심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기타 인생 40년’의 중년 기타리스트는 마음속 깊이 차곡차곡 접어뒀던 자신만의 이야기를 원없이 꺼내놓을 예정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3-11-28 2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