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와 현대성의 하모니 ‘써니’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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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1-06-05 12:16
입력 2011-06-05 00:00

400만 돌파 눈앞..배급사 “500만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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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써니’ 한 장면.
영화 ‘써니’ 한 장면.


개봉과 함께 2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써니’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유율 하락이 예상됐다. ‘캐리비안의 해적:낯선 조류’와 ‘쿵푸팬더 2’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속속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점유율 2-4위를 차지하더니 급기야 이번 주에는 ‘캐리비안의 해적’을 따돌리고 예매 점유율 3위로 올라설 정도로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이 영화의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홍보팀의 최민수 과장은 “평일 8만 관객이 유지됐다. ‘엑스맨’ 개봉에도 평일 7만명이 들어오고 있다”며 “6월 한 달간 이렇다 할 한국영화 대작이 없기에 500만 돌파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멀티플렉스 체인 CGV의 이상규 홍보팀장도 “’써니’의 좌석점유율은 60%로 상당히 높다”며 “평일 오전에 아주머니 관객들이 많이 찾는다. 외화들의 파상공세에도 당분간 스크린 수를 어느 정도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작ㆍ배급사 측도 이러한 현상에 고무돼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에서 공부 중인 주연배우 심은경은 방학을 이용해 오는 9일 압구정 CGV에서 열리는 400만 관객돌파 기념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다.

또 조만간 상영시간과 관람등급 때문에 삭제됐던 장면들을 삽입한 ‘써니’의 ‘디렉터스 컷’(감독판)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철학 부재는 아쉬움 = ‘써니’는 80년대를 배경의 한 축으로 삼으면서 불온하고 격렬한 사회상을 다뤘지만 시대적 아픔까지는 파고들지 못했다는 한계점도 엿보인다.

한때 학생운동에 투신했지만, 지금은 성공한 기업가로 변신한 여주인공 나미의 남편 이야기는 어물쩍 넘어간다. 80년대 전투경찰과 학생운동 진영 간의 대결도 희화화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있다. 공무원 아버지와 학생운동하는 아들 간의 껄끄러운 관계도 깊이 있게 다루지 않았다.

모든 걸 돈으로 해결하려는 ‘배금주의’에 천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죽은 춘화가 유언을 통해 자신의 재산을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돈을 받은 친구들이 환호하는 장면은 여성의 우정을 돈과 결부시켰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정지욱 평론가는 “상업영화가 가진 한계성이다. 좀더 시대에 밀착하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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