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탄생’ 멘토 후광효과 논란
수정 2011-04-25 17:39
입력 2011-04-25 00:00
생존자 절반이 김태원 제자…심사위원 평가 무용지물 지적도
생방송 경연에서 특정 멘토의 제자들이 대거 살아남으면서 멘토의 후광 효과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이는 가운데 시청자 문자투표 방식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실력보다는 멘토? = ‘위대한 탄생’의 특색인 멘토제는 도입할 때부터 멘토에 대한 대중의 선호도가 탈락자 선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3차례의 생방송 경연이 치러진 현재, 결과를 놓고 보면 이런 문제가 현실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남아있는 도전자 6명 중 김태원의 제자는 이태권, 백청강, 손진영 등 3명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신승훈과 방시혁, 김윤아는 각각 1명씩만을 남겼고 이은미는 지난주 김혜리마저 탈락하면서 제자들이 모두 탈락하는 쓴맛을 봤다.
과정을 들여다보면 시청자 문자투표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위대한 탄생’은 멘토로 구성된 심사위원 평가 30%와 시청자 문자투표 70%를 합산해 탈락자를 선정한다.
김혜리는 지난주 심사위원 평가에서 4위를 차지했지만 시청자 투표에서 밀리며 떨어졌다.
방송 초기부터 매력적인 음색으로 ‘1급수’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의 탈락은 의외로 여겨진다.
지난 22일 무대에서 김혜리는 원더걸스의 ‘투 디퍼런트 티어스’를 무리없이 소화하면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자신감 있어 보인다’ ‘밝은 노래도 잘 소화한다’ 라는 평가를 받은 터였다.
김혜리의 탈락은 김태원의 제자인 손진영의 생존과 맞물리면서 논란을 키웠다.
손진영은 지난주 심사위원 점수는 가장 낮았지만 시청자의 지지로 상위 6명 안에 들었다.
앞서 두 번의 생방송 무대에서도 손진영은 심사위원 평가에서 최하위 2명에 들었지만 시청자 문자투표에서 많은 득표를 하면서 살아남았다.
김태원이 음악과 예능을 넘나들며 대중의 호감을 크게 산 점을 감안하면 손진영의 생존은 김태원에 기댄 부분이 크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예선 패자부활에서부터 김태원의 선택으로 결선 무대에 진출한 그를 두고 김태원 후광의 최대 수혜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여러 후보자에게 투표가 가능한 다중 투표 방식도 멘토의 후광효과를 확대하는 것으로 지적된다.
시청자들이 특정 심사위원에 대한 반감을 그 심사위원의 제자에게 투표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번주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백청강이 방시혁, 이은미로부터 혹평을 듣자 시청자 게시판에는 방시혁, 이은미에 대한 반감으로 다음 주 누가 가장 피해를 보게 될까라는 내용의 분석글까지 올라왔다.
◇ 심사위원 평가 ‘무용지물’ 지적도 = 멘토의 후광효과와 별개로 탈락자 선정에서 심사위원의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애초 문자투표 비중이 70%로 압도적이긴 하지만 심사위원 평가와 시청자 투표가 크게 갈리는 경우가 유독 많다.
첫번째 생방송에서 탈락한 권리세와 황지환은 심사위원 평가에서 12명 중 각각 7위와 9위였고 두번째 생방송에서 백새은은 심사위원 평가에서 3위를 차지했지만 시청자 투표에서 밀리며 탈락했다.
시청자 투표의 비중이 높기는 ‘슈퍼스타K’도 마찬가지지만 ‘슈퍼스타K’는 심사위원에게 최고점을 받은 후보를 탈락에서 제외하는 슈퍼세이브 제도를 생방송 초반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은 도전자들의 초반 탈락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위대한 탄생’에는 이 같은 보호제도가 없어 심사위원 평가가 무용지물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위대한 탄생’ 관계자는 25일 “처음에 반영 비율을 갖고 고민을 많이 하긴 했지만 국민들이 뽑는 스타라는 콘셉트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의견이 크게 반영될 수 밖에 없다”며 “시청자들도 단순히 좋아한다고 해서 투표한다고 보지 않는다. 냉정하게 무대를 보고 판단하는 시청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