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연기 단골’ 서영희, 무서운 영화 못보는 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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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0-09-01 14:41
입력 2010-09-01 00:00
“올 여름은 무서운 영화들이 많네요. 너무 떨려서 못 봤어요.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겠는걸요.”

배우 서영희(30)의 능청스러우면서도 진심어린 이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지난해 MBC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덕만공주의 유모 소화 역을 맡았을 때의 서영희라면 또 모를까. 2일 개봉하는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장철수 감독)에서 서영희가 맡은 김복남은 세상과 동떨어진 아름다운 섬 무도에 살고있는 순진무구한 애 엄마에서 어느 순간 낫 한 자루로 온 마을 사람들을 처참하게 죽이는 핏빛 스릴러의 여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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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찍을 때는 무서운 것을 못 느꼈어요.(웃음) 기자 시사회 반응을 보고 ‘내가 저렇게 무섭나?’하고 새삼 생각했죠. 요즘 제일 보고 싶고. 궁금한 영화를 꼽자면 이병헌-최민식 선배님의 ‘악마를 보았다’인데 아직 무서워서 엄두를 못냈어요. 공포영화는 잘 못 보는 체질이라서요.(웃음)”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서영희를 주연배우로 안착할 수 있게 한 작품. 올해 칸 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초청됐으며. 부천판타스틱 영화제 3관왕을 수상하는 등 입소문과 평단의 지지를 받았다. 이 영화로 생애 처음으로 칸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아보는 행운도 거머쥐었다.

물론 힘든 일도 있었다. 무인도에서 찍다보니 한 달 가량 푸세식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매일 2시간 이상 산속을 걷는 강행군이 계속됐다. 영화 ‘추격자’ 촬영때 10시간 이상 밧줄에 묶여 있던 일이나.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산길을 헤맸던 것은 고생도 아니었다. 이쯤되면 배우 서영희에게 ‘고생’은 어쩔 수 없는 운명이 아닐까.

“한때 소원이 ‘부잣집 막내딸’이라고 소문냈던 적이 있어요. ‘관계자 여러분! 저 서영희 화려한 역할도 소화활 수 있습니다!’라고 외칠 정도로요. 생각해보니 늘 쫓기고 뛰고. 몸빼 바지가 기본이었어요. 하하하. 그래도 완성된 작품을 보면 고생스러운 게 싹 잊혀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나봐요.”

여배우의 까탈스러움은 찾아볼 수 없다. 사려깊고. 진중한 면도 있다. 그러다 갑자기 큰 웃음을 터뜨리며 자기 얘기를 들려준다. 어느새 데뷔 11년을 맞은 연륜과. 올해 서른이라는 나이가 그를 변화시킨 것일까.

“데뷔한지 꽤 됐는데도 저를 못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러다 ‘선덕여왕’을 하고 나니 분위기가 바뀌더라고요. 드라마의 힘이라고 할까요? 스타가 되기위해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지금처럼 자연스럽게 대중의 눈에 녹아들어가는 연기자가 좋아요. 나이 들어서 할머니 역을 해도 ‘참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배우 서영희로 바쁜 날을 보낸 그는 올초 채소 소믈리에(채소와 과일전문가)자격증을 딴데 이어. 요즘은 도자기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시집갈 나이가 되서 그런게 아니냐”고 물었더니 “원래 여성스러워요”라며 큰 소리로 웃었다.

“건강에 대한 생각을 부쩍 많이 하던차에. 채소 소믈리에 자격증을 땄어요. 연예인은 저 밖에 없었지만 뭐 배우는데 연예인이 따로 있나요?(웃음)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은게 배우로서 소망이라면 제가 만든 도자기에 몸에 좋은 채소들을 차려 밥상위에 올려놓고 싶은게 또다른 꿈이에요.”

남혜연기자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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