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린 공연·평화 메시지 전한 스티비 원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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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0-08-11 03:52
입력 2010-08-11 00:00

잠실 체조경기장 공연…1만여 관객 폭발적 반응

살아있는 ‘팝의 전설’ 스티비 원더가 한국 팬들에게 최고의 음악과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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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거장 스티비 원더가 10일 저녁 잠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행사로 내한 공연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신들린 듯한 악기 연주와 노래를 선보여 관객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았다. 연합뉴스
팝의 거장 스티비 원더가 10일 저녁 잠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행사로 내한 공연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신들린 듯한 악기 연주와 노래를 선보여 관객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았다.
연합뉴스
 그는 10일 저녁 잠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스티비 원더 내한 공연’에서 신들린 듯한 연주와 노래로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했고 그의 해맑은 미소만큼이나 무게 있는 메시지로 관객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이날 태풍의 북상으로 비가 세차게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저녁 7시께부터 올림픽공원은 들썩이기 시작했다.지하철역과 인근 도로,주차장이 밀려드는 사람과 차로 크게 혼잡했다.이런 혼잡 속에 저녁 8시로 예정된 공연은 30분가량 늦어졌다.

 체조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명의 관객들은 10대 소년.소녀부터 50대 이상으로 보이는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뒤섞여 평균적인 연령대를 가늠하기 힘들었다.

 스티비 원더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던 관객들은 8시30분 조명이 꺼지면서 키보드 소리가 들리자 우레와 같은 함성을 터뜨렸고 곧바로 스티비 원더가 키보드를 어깨에 메고 나타나 환한 얼굴로 연주를 시작했다.

 관객의 함성은 그가 무릎을 꿇은 채 키보드를 치고 등 뒤로 돌려치고 바닥에 누워서까지 연주하는 묘기를 접하면서 고조됐다.

 플로어석에 앉아있던 중년 관객들까지 일어나 손을 높이 들고 손뼉을 치며 음악에 몸을 맡겼다.

 ‘마이 아이즈 돈 크라이(My Eyes Don’t Cry)로 공연에 들어간 그는 노래와 함께 하모니카를 불고 키보드,피아노를 번갈아 치면서 신들린 듯한 연주를 선보였다.

 ‘이프 유 리얼리 러브 미(If You Really Love Me)’를 부를땐 코러스 여성가수와 피아노에 함께 앉아 그녀를 꼭 껴안고 진한 애정을 표시한뒤 곧이어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하하” 하고 하얀 이를 드러내고 천진하게 웃기도 했다.

 노래를 부를 때 고개를 좌우로 크게 흔드는 그 특유의 제스처는 공연의 묘미를 더했다.

 한국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레퍼토리인 ‘레이틀리(Lately)’를 감미롭게 불러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고 ‘포 원스 인 마이 라이프(For Once In My Life)’를 부를 때는 펄쩍펄쩍 뛰면서 관객들과 하나가 됐다.

 그는 이날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하이어 그라운드(Higher Ground)’를 부르기 전 “불을 끄고 눈을 감고 상상의 세계로 떠나보자”며 ‘통합(Unity)’에 대해 얘기했다.

 “우리 모두 원래 통일된 하나의 세상에서 왔습니다.그러나 많은 사람이 인종과 국가가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반목하고 있습니다.한국도 남한과 북한이 한가족이 될 수 있습니다.내가 한국의 지도자는 아니지만 그들이 서로 소통과 평화의 장으로 나오기를 바랍니다.” 그는 이어 마이클 잭슨을 기리는 곡으로 ‘휴먼 네이처(Human Nature)’를 불렀고 공연 후반부에는 자신의 세 아들을 등장시켜 함께 노래했다.특히 마지막 곡 ‘어나더 스타(Another Star)’에서는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깜짝 등장시켜 같이 연주함으로써 ‘화합’을 실천하기도 했다.

 스티비 원더는 무대를 떠나기 전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고 사랑한다는 한국말이 뭐냐고 물어 직접 “사랑합니다”라고 말한 뒤 “이제부터 여러분은 심장을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데 사용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또 “전 세계에 장애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달라”며 “누구든 차별 없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사랑합니다”를 후렴구처럼 반복해 부르며 아쉬워하는 관객들을 뒤로하고 무대를 떠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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