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안방극장, 여성 히어로가 주도한다
수정 2010-03-23 11:47
입력 2010-03-23 00:00
과거 남성 중심으로 전개되던 스토리가 아니라 강인하고 씩씩한 여주인공들이 핵심이 돼 극을 주도적으로 끌어간다. MBC ‘동이’. KBS1 ‘거상 김만덕’. SBS ‘오! 마이 레이디’까지 모두 씩씩하고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이끄는 여성들이 주인공이다. 이로써 지난해 여성 히어로 스토리로 큰 인기를 끌었던 MBC ‘선덕여왕’의 열기는 올해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동이-천민의 딸로 태어나 임금의 어머니가 된 숙빈 최씨
22일 첫방송을 시작한 MBC ‘동이’는 조선시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한 여인을 집중조명한다. 시체를 검시하는 천민의 딸로 태어나 무수리로 궁에 들어가 숙종의 후궁 자리까지 오르는 숙빈 최씨(한효주분)가 주인공이다. 특히 당대에 숙종의 후궁으로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희빈 장씨가 조연으로 밀려나고 아들을 영조로 키우는 숙빈 최씨가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여성 시청자들은 씩씩한 성품과 비상한 두뇌에 미모까지 갖춘 동이의 활약상을 기대하고 있다.
◇거상 김만덕-전재산 털어 가난한 이웃 구제한 김만덕
조선 정조 시대에 가난한 기생 출신에서 상업을 통해 부를 일궈 그 부를 가난한 사람을 위해 아낌없이 베풀었던 여인이 있다. 성리학을 기반으로 남녀유별이 철저했던 시대적 사회 구조속에서 온갖 편견과 차별을 딛고 삶을 주도적으로 살았다. KBS1 ‘거상 김만덕’의 주인공 김만덕(이미연분)이다. 현재로 치자면 통큰 여성 CEO로 불렸을 김만덕은 단순히 부를 일궜다는 점이 아니라 그 부를 나눴다는 점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한 선각자라 할 수 있다.
◇오! 마이 레이디-맨 주먹에서 매니저로 성공하는 윤개화
SBS ‘오! 마이 레이디’는 엄마의 병수발로 전 재산을 날린 이혼녀 윤개화(채림분)가 주인공이다. 어린 딸을 키워야하지만 가진 거라곤 맨주먹 뿐이다. 월세가 밀려 월셋방에서 쫓겨나지만 좌절하지 않고 삼겹살 한판 구워먹고 다시 도전에 나선다. 가사 도우미 등 닥치는 대로 일하다가 뮤지컬 제작사에 취직해 배우의 매니저로 변신. 성공을 향해 달린다.
이밖에도 올 하반기에 방송될 KBS1 ‘덕혜’는 조선시대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가 주인공이다. 몰락한 황실의 마지막 옹주로 태어나 역사의 수레바퀴에 휩쓸리지만 끝까지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던 여주인공을 다룬다.
이처럼 안방극장에 여성의 성공 스토리가 쏟아지는 이유는 드라마의 주 시청층인 여성들이 여성들의 성공스토리를 원하기 때문. 드라마 작가 민정수(41)씨는 “여성 시청자들은 그동안 잘 다뤄지기 않았던 여성 영웅 스토리를 기대한다. 알려지지 않은 여성의 성공 스토리가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영숙기자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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