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드라마의 모든 것 ‘리얼리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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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0-02-09 11:39
입력 2010-02-09 00:00
최근 SBS ‘산부인과’에서 제왕절개 장면이 방송돼 화제를 모았다. 극중 산부인과 전문의 장서희가 제왕절개로 아기를 꺼내는 과정이 생생하게 보여지자 시청자들은 “제왕절개 장면은 처음 본다. 정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전 SBS ‘제중원’에서는 박용우가 모형을 활용해 시신을 해부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펼쳐졌다. 이처럼 최근 의학 드라마들이 점차 실제 병원의 의료행위를 리얼하게 묘사하면서 안방극장의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점차 진화하고 있는 안방극장의 의학 드라마를 전격 해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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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드라마의 진화는 계속 된다

의학드라마는 1994년 MBC ‘종합병원’이 그 시작이다. 이 드라마는 종합병원에서 벌어지는 의사들의 긴박한 일상을 다뤄 큰 인기를 모았다. 당시 이재룡. 전광렬. 신은경. 홍리나. 전도연. 김지수 등 당대 유명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매력적인 의사들의 세계를 보여줬다. 이후 병원장 두 아들의 주도권 다툼을 그린 의가형제(1997). 의사들의 애환을 다룬 해바라기(1998). 흉부외과를 조명한 메디컬센터(2000). 역시 흉부외과를 집중 다룬 뉴하트(2007). 외과의사의 세계를 다룬 외과의사 봉달희(2007). 외과의사들이 혈투를 다룬 하얀거탑(2007). 종합병원의 24시를 다룬 종합병원2(2008). 서양의학이 처음 도입되던 구한말 의학을 다룬 제중원(2010). 산부인과를 조명한 산부인과(2010)까지 이어졌다.

MBC가 의학드라마를 처음 시작한데다 이후에도 자주 제작해 의학드라마는 MBC가 종가집이라는 분위기가 강하게 자리잡혀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의학드라마에서 다루는 분야도 점차 다양하고 세분화되는 추세다. 처음 내과. 외과가 주를 이뤘다면 이후 신경외과. 산부인과 등까지 그 영역이 세분화돼 시청자들에게 보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이처럼 의학드라마가 꾸준히 제작되는 것은 생명을 다루는 의학의 특성상 긴장감과 갈등을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드라마 작가 민정수(40)씨는 “의학이라는 소재는 생명과 직결된 만큼 인간의 희로애락을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어 무척 매력적인 소재”라고 말했다.

◇타 드라마보다 높은 제작비로 리얼리티 높인다

의학드라마는 타 드라마보다 제작비가 많이 드는 것이 특징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미국드라마의 영향으로 보다 더 정교하고 리얼한 의학드라마가 제작되는 추세여서 특수 장치 등에 더욱 많은 제작비를 쏟아붓고 있다.

의학드라마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수술장면을 보다 리얼하게 촬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특수 장치들이 필요하다. 특히 외과적 수술장면은 1회 촬영에 꼭박 12시간이 넘는 장시간동안 촬영해야하기 때문에 제작비가 타 드라마보다 1.5~2배 정도 많이 들어간다. 또 외과 수술의 경우 실리콘으로 만든 사람 인형은 물론 장기 모형. 가짜 혈액 등이 총동원된다.

실제 제왕절개 장면을 선보인 ‘산부인과’의 프로듀서 JS픽쳐스 이정효씨는 “국내 최초로 실제 제왕절개 장면을 위해 실제 산모의 수술 장면을 찍었다. 대신 수술비와 입원치료비를 제공하는 조건이었다. 이렇게 찍은 실제 장면을 연출 장면과 섞어 편집해 리얼리티를 살렸다”며 “또 아기 인형을 여러개 만들어 조금씩 움직이는 장면을 찍은 뒤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해 자연스럽게 만든다”고 말했다.

아기인형은 한 개당 500만원 정도가 든다. 아기인형을 40여개 제작해 이 비용만 해도 억대가 넘는다. 피부가 물고기처럼 되는 어린선에 걸린 아기를 표현하기 위해서 아기 인형을 제작한뒤 조금씩 움직임을 주는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촬영했다. 1분 정도 방송되는 장면을 위해 총 한달 정도 꼬박 촬영했다. 이후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후반 작업을 마무리해 실제 살아있는 아기처럼 움직이는 모습을 완성했다.

이정효씨는 “촬영에 시간과 제작비가 많이 들지만 시청자들께서 리얼하고 감동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보람있다”고 말했다.

김영숙기자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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