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큰손’, 한국영화 제작·투자·배급에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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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6-04-10 15:04
입력 2016-04-10 15:04

“한국 시장 잠재력 커…원천소스 확보도 장점”

자본과 기획력으로 무장한 세계적인 영화사와 콘텐츠 기업들이 한국영화의 제작·투자·배급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다음 달 12일 개봉하는 나홍진 감독의 ‘곡성’은 할리우드 영화사 이십세기폭스가 제작·투자·배급하는 네 번째 한국영화다.

앞서 이십세기폭스는 ‘런닝맨’(2012), ‘슬로우비디오’(2014), ‘나의 절친 악당들’(2015)을 제작·투자·배급했다.

애초 ‘곡성’은 나 감독의 전작 ‘황해’(2010)를 제작·투자한 이십세기폭스가 제작·투자·배급을 모두 맡기로 한 첫 번째 한국영화다.

그러나 ‘곡성’이 시나리오 집필을 비롯해 제작 기간에 무려 5∼6년이 걸리면서 개봉이 늦어졌다. 이십세기폭스는 이 영화에 순제작비만 약 80억원을 투자했다.

김호성 폭스인터내셔널프로덕션(FIP) 한국 대표는 “한국은 연간 관객 2억명에 천만 관객 영화가 2∼3편씩 나오는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시장”이라면서 “본사에서 만드는 영화를 직배(직접배급)해도 꾸준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들면서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분류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할리우드 영화사 워너브러더스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변호인’(2013) 등을 제작한 최재원 전 위더스 필름 대표를 지난해 워너로컬프로덕션 대표로 영입했다.

현재 워너로컬프로덕션은 한국영화 ‘밀정’, ‘싱글라이더’(가제)의 제작·투자·배급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밀정’은 항일 무력단체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영화다. 워너브러더스가 100억원대의 순제작비를 투자한 대작이다.

김지운 감독 연출, 송강호·공유·한지민 주연인 이 영화는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최근 촬영을 끝마쳐 올해 하반기 개봉할 예정이다.

워너브러더스는 또 이병헌·공효진·안소희가 출연하는 ‘싱글라이더’를 제작·투자·배급한다. 현재 호주에서 촬영 중인 이 영화는 워너브러더스가 약 20억원대의 순제작비를 투자하기로 했다.

워너브러더스는 8년 전부터 한국영화 투자에 대한 심층적인 검토를 진행했다. 그 결과 국내 영화시장의 활력과 다양성에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찬일 부산국제영화제연구소장 겸 영화평론가는 “리메이크 판권을 단순 구매하는 것보다 시나리오 발전 단계부터 투자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며 “현재 한국영화는 활력이 넘치고, 외국과 비교했을 때 소재도 매우 다양하다”고 평가했다.

세계 1위 주문형비디오(VOD)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미국의 넷플릭스는 지난해 말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에 제작비 전액인 5천만달러(약 579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와호장룡’의 속편인 ‘와호장룡: 운명의 검’을 자체 제작해 극장이 아닌 사이트에 단독 개봉한 넷플릭스는 현재 ‘옥자’도 같은 방식의 배급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50여개국에 약 6천9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가 지난해 한국에 진출한 이래, 봉준호라는 걸출한 스타 감독을 통해 시장 입지를 다지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의 ‘큰손’들도 한국영화 제작·투자·배급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중국 화인글로벌영사그룹은 코미디언 출신 심형래 감독의 ‘디워 2’의 제작·투자·배급을 맡아 5억위안(약 890억원)의 펀드를 조성해 투자하기로 했고, 중국 영화사 티엔이는 신예 은오 감독의 영화 ‘가위’(The Night Man)에 약 100억원에 이르는 제작비 전액을 투자하며 제작·투자·배급에 나선다.

영화계는 세계적 콘텐츠 기업들이 한국영화만이 가진 참신한 소재와 독창적인 시나리오에서 나오는 원천소스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영화적인 소재가 시간이 갈수록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영화배급사 관계자는 “영화 제작 단계에서부터 참여하면 원천 소스를 확보할 수 있고, 그것을 활용할 방법도 다양해진다”면서 “아이디어와 기획력에서 판가름나는 영화의 흥행에 이런 원천 아이템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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